34화. 거긴 1층이고요

📅 2026.10.19 👁 32회 🏷️ #p60퍼스널코드 #퍼스널코드 #수천수 #수괘 #입우혈 #주역소설 #주역공부 #웹소설 #육효 #육효점 #고민상담 #심리상담 #인생살이 #주역64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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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화 「거긴 1층이고요」

[고민게시판] 11월부터 지하 기계실은 누가 내려가는 게 맞습니까

익명 · 50대 · 남

아파트 설비 일을 19년 했습니다. 작년 8월 27일 오후에 지하 기계실에서 혼자 쓰러졌습니다. 발견된 건 1시간 20분 뒤입니다. 2주 입원하고 석 달 쉬고 작년 12월에 복귀했습니다.
복귀하고 11개월 동안 그 방에는 한 번도 안 내려갔습니다. 지상 일만 봅니다. 그게 효율적이라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월간 점검표가 열한 장인데 서명 칸이 전부 남의 이름입니다. 여덟 장은 후배, 두 장은 소장, 한 장은 외부 업체 사람입니다.
그 후배가 11월 1일에 다른 지점으로 갑니다.
11월부터 거긴 누가 내려가는 게 맞습니까. 몸은 괜찮습니다. 검사도 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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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댓글 그거 산재입니다. 회사에 당당하게 말씀하세요
ㄴ 댓글 저희 아버지도 비슷하셨는데 그 일은 그냥 놓으시는 게 낫습니다
ㄴ 댓글 11개월이면 같이 일하는 분들도 다 아실 텐데 뭐가 문제인지

약속은 4시였는데 4시 12분에 올라왔다. 그 12분 동안 아래층에 있었다.

"아래 세탁소 배수가 역류하네요. 제가 봐 드렸어요."

"고맙습니다. 몰랐어요."

"구배가 안 맞아서 그래요. 바닥을 치고 다시 깔아야 되는데 그걸 누가 해요. 하하."

앉으면서 한쪽 발로 바닥을 두 번씩 톡톡 짚었다. 말이 빠르고, 결론을 먼저 말하고 나머지를 뒤에 붙였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괜찮아요. 와이프가 가 보라고 해서 왔어요."

"그럼 괜찮다는 쪽은 적어 두고, 나머지만 들을게요."


쉰하나고 아파트 설비 기사 19년차다. 천백 세대 단지에 있고, 기계실은 지하 2층 끝 방이다. 계단이 열여섯 칸이라고 했다.

"작년 8월 27일 오후 3시 40분쯤이요. 순서가 보일러 배관이라서 내려갔어요."

"혼자 내려가신 거예요?"

"원래 혼자 봐요. 그게 규정 위반도 아니고요. 1시간 20분 뒤에 소장이 내려와서 봤어요. 119도 소장이 불렀고요."

"그 뒤에 2주 입원하시고요."

"네. 석 달 쉬고 12월에 복귀했어요. 검사 다 했어요. 큰 거 아니래요." 그가 웃었다. "저 괜찮은지 봐 주시려고요? 그럼 안 가도 되는 거네요."

"그건 병원에서 보는 거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대신 11개월 동안 선생님이 어디 계셨는지는 여기서 같이 셀 수 있어요."

창틀 쪽으로 몸을 틀었다.

"이거 받침 구멍 막혔네요. 흙도 갈라졌고요."

"그런가요. 안 봤어요."

"물 주기 전에 그거부터 뚫으셔야 돼요."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작업복 안주머니에서 접힌 종이를 꺼냈다. 월간 기계실 점검표 복사본이고 열한 장이었다. 작년 12월부터 이번 달까지다.

"서명 칸이 전부 남의 이름이네요."

"제가 지상만 봐요. 그게 효율적이거든요."

"여덟 장이 같은 분이고요."

"박 기사요. 서른아홉이고 작년에 둘째 낳고 야간을 못 서요. 그래서 주간에 내려가요."

"두 장은 소장님이고, 한 장은요."

"외부 업체 김 반장이요. 분기 점검 때 온 거예요."

"그 박 기사님이 11월 1일에 가시고요."

"네. 그래서 왔어요. 그다음에 누가 내려가느냐를 좀 여쭤보려고요."

그러고 아들 전역 날짜를 말했다. 1월 14일이라고.

"선생님."

"네."

"말씀을 잘해 주셔서 제가 다 적지는 못했는데요. 1시간 동안 얘기가 다섯 번 옮겨 갔어요."

"제가 말이 많아요. 하하."

"세탁소 배수, 제 화분 받침 구멍, 아들 전역 날짜, 작년에 눈 많이 와서 터진 배관, 보일러 교체 단가요."

"그게 왜요."

"다섯 번 다 기계실 얘기 다음이었어요."

그가 의자를 조금 돌려 앉았다.

"그걸 세고 계셨어요?"

"세려고 한 건 아니에요. 자리가 같아서 눈에 띈 거고요."

"······그랬나."

"그럴 수 있어요.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아래층 배수는 누가 봐 달라고 했어요?"

"사장님이 계단에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냥 봐 드리는 거예요. 5분이면 되는데요."

"그런 거 자주 하세요?"

"많이 해요. 동 사람들이 집에 물 새면 저 부르죠. 비번일 때도 가요."

"그 집들은 어디를 보세요?"

"싱크대 밑이고 보일러실이고요. 들어가 봐야 알죠."

"네. 그럼 셋 중에 누구한테 내려가 달라고 하신 적은 있어요?"

"그런 말은 안 해요. 알아서 하죠. 좋은 사람들이에요."

"좋은 분들인 건 알겠어요. 그런데 열한 장에 선생님 서명이 한 번도 없는데, 그걸 아무도 안 물었어요?"

"안 물어봐요. 다들 바쁘고요."

"소장님도요?"

"······소장은 그날 119 부른 사람이에요."

"그 뒤에 그날 얘기를 하신 적은요."

"없어요. 한 번도요."

"선생님이 먼저 꺼낸 적도요."

"제가 뭘 꺼내요. 다 아는데." 그가 웃지 않았다.

아내 얘기는 짧았다. 작년 12월 복귀를 반대했고,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침마다 작업복 주머니에 약을 넣어 둔다고 했다. 그가 그걸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

"그냥 넣어 두는 거예요."

"네."

"재검은요."

"두 번 옮겼어요. 아, 세 번인가. 10월 29일로 돼 있어요."

"그건 제가 뭐라 할 게 아니고, 날짜만 적어 둘게요."

"적으세요. 갈 거예요."

"선생님이 가져오신 질문은 11월 1일 뒤에 누가 내려가느냐예요. 그건 소장님이 정하실 일이죠."

"······그럼 저는 뭘 정해요."

"11월 1일 뒤는 소장님이 정하고, 그 전까지는 선생님이 정하실 수 있어요. 열흘 남았어요."

처음 가져온 질문 — "11월부터 그 방은 누가 내려가는 게 맞습니까?"
진짜 질문 — "제가 11개월 동안 안 내려간 게 몸 때문입니까, 그때 혼자였기 때문입니까?"

나무 통은 지난주에 누가 변에 맞춰 놓은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거기서 끌어다 꺼냈다.

"그거 몇 개예요?"

세어 보니 마흔아홉이었다. 한 개는 어차피 안 쓰지만, 없어진 것이 그 한 개인지는 이제 확인할 데가 없다. 지난주에 개수를 적어 둔 종이를 떼어 보냈다.

"마흔아홉이에요. 한 개는 원래 안 쓰고요."

세는 동안 그는 계속 말했다. 두 번 다시 셌다.

나온 것은 수천수(水天需)였다.

"수(需)라고 적혀 있어요. 기다린다는 글자예요."

"기다리라는 거네요. 그럼 11월까지 가만있으면 되겠네요."

"그렇게 읽히기 쉬운데, 시키는 글자가 아니에요. 비 아래에 사람이 서 있는 모양이고, 비가 올 때까지 서 있는 사람을 그려 놓은 거예요."

"아래 세 칸이 하늘이고 위 세 칸이 물이에요. 물이 하늘 위에 올라가 있고, 아직 안 떨어진 쪽이에요. 장 위에는 유부 광형(有孚 光亨)이라고 적혀 있어요. 미더움이 있고 빛나게 통한다는 말인데, 장 전체에 붙은 말이라 지나갈게요."

움직인 칸은 맨 위였다.

"그 전에 보실 게 있어요. 이 장에는 구덩이 얘기가 두 번 나와요. 위에서 세 번째 칸에 수우혈 출자혈(需于血 出自穴)이라고 돼 있어요. 다친 데서 기다리고, 구덩이에서 나온다는 말이에요."

"그럼 나왔다는 거네요. 좋은 거 아니에요?"

"그 칸은 거기서 끝나요. 나온다는 말 뒤에 아무것도 안 붙어 있어요."

"맨 위 칸은 입우혈 유불속지객삼인래 경지종길(入于穴 有不速之客三人來 敬之終吉)이에요. 구덩이로 들어가고, 부르지 않은 손님 셋이 오고, 그 셋을 공경하면 끝에 좋다고 돼 있어요."

"셋이요?" 그가 발을 멈췄다. "저 대신 내려간 사람도 셋인데요."

"그건 숫자가 같은 거예요. 이 장은 선생님 얘기를 하려고 적힌 게 아니고요."

"그럼 왜 봐요."

"같은 자리에 두고 보려고요. 선생님 얘기는 선생님이 하셨고, 괘는 모양만 줘요."


"나오는 칸에는 뒤에 아무 말이 없고, 들어가는 칸에만 좋다는 말이 붙어 있어요."

"그러니까 내려가라는 거잖아요."

"아니에요. 그 칸에 적힌 동작이 둘이에요. 들어가는 것과 공경하는 것이요. 좋다는 말은 뒤쪽에만 붙어 있어요. 들어간 데 붙은 게 아니고요."

"······."

"11개월 동안 그 방에 내려간 사람이 셋이고, 선생님은 셋 중 누구에게도 내려가 달라고 한 적이 없어요. 부르지 않았는데 왔다는 쪽은 그 칸에 적혀 있어요. 그 셋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뒷말이고요."

"제가 뭘 어떻게 대해요. 밥은 몇 번 샀어요."

"그것도 대하는 거죠. 그런데 그 칸에 적힌 건 밥이 아니라 말이고요."

이 괘는 내려가라고도, 기다리라고도 하지 않는다. 구덩이에서 나오는 칸에는 좋다 나쁘다가 한 글자도 안 붙었고, 들어가는 칸에만 붙었는데 그것도 들어간 일에 붙은 게 아니다.

그가 11개월 동안 한 일은 안 내려간 것이고, 동시에 셋에게 아무 말도 안 한 것이다. 괘는 앞쪽을 두고는 아무 판정도 하지 않고, 뒤쪽은 그냥 비워 뒀다.

그때 아래층 사장이 올라와 문을 반쯤 열었다.

"아저씨, 또 올라와요."

그가 일어나서 내려갔다. 3분쯤 뒤에 올라왔고 손목까지 젖어 있었다.

"점검구 열고 봤어요. 트랩에 뭐 걸렸어요."

"내려가신 거예요?"

"거긴 1층이고요."

"바닥 아래로 들어가신 건 맞죠."

"······사다리는 아니고요. 두 칸 내려갔어요."

"두 칸이라도 들어가신 거고, 방금은 위에 사람이 있었어요. 사장님이 보고 계셨고요."

"······."

"제가 본 건 그거예요."

한 줄로 말하면 — 그가 11개월 동안 안 내려간 것은 지하가 아니라, 위에 아무도 없는 1시간 20분이다.

"종이 한 장만 쓸게요."

"이거 뒷면 쓰세요. 복사본이에요."

"왜 복사해 두셨어요?"

"······그냥요."

1. 소장님에게 지하는 못 한다고 적어서 낸다.
— 쉽게 말하면, 안 내려간 11개월이 종이에 남습니다.

2. 11월 1일 전에 한 번 내려간다. 올라올 때까지 위에 누가 서 있게 한다.
— 쉽게 말하면, 들어가는 자리에 사람이 하나 더 있는 거예요.

3. 11월 1일 전에 박 기사님께 작년 8월 27일 얘기를 한다. 1시간 20분을 말한다.
— 쉽게 말하면, 그 1시간 20분을 아는 사람이 하나 늘어나요.

4.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11월 1일이 지나간다.
— 쉽게 말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날짜가 지나가고, 내려갈 사람은 그때 정해져요.

"넷 다 오늘 움직인 칸에서 나온 거예요. 어느 게 나은 쪽이라고는 안 적혀 있고요. 내려가서 몸이 어떻게 되는지는 그 칸에 없어요. 그건 병원에서 보는 거고 제가 쓸 게 아니에요."

그가 둘째 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왜 그걸 고르셨어요?"

"여기만 위에 사람이 있어요."

"위에 누가 있으면요."

"······." 그러고 발을 바닥에서 뗐다. "작년에 저 혼자 있었어요. 1시간 20분이요."

"지금 그 얘기 더 안 하셔도 돼요."

"······아니에요. 그거 하려고 온 건 아닌데."

"그 얘기를 셋 중에 누구한테 하셨어요?"

"안 했어요. 아무도 안 물어봐서요."

그가 처음으로 먼저 물었다.

"소장은 왜 그 얘기를 한 번도 안 할까요."

"그건 제가 못 봐요. 제가 본 건 이 열한 장에 소장님 서명이 두 번 있다는 것까지예요."

그 말에는 아무것도 보태지 않았다.


그가 종이를 접어 안주머니에 넣었다.

"11월 1일 전에 하려면 열흘이네요."

"날짜는 선생님이 정하시고요. 아래 봐 주신 것도 고맙습니다."

일어나면서 그가 바닥을 한 번 봤다.

오늘 나온 건 수였다. 아래 세 칸이 하늘이고 위 세 칸이 물이다. 움직인 건 여섯 칸 중 맨 위다.

수는 꼭대기 칸이 끊어진 그림이고, 그 칸이 이어지면 위쪽이 물에서 바람으로 바뀐다. 풍천소축(風天小畜)이고, 조금 묶어 둔다는 이름이다. 열려 있던 위가 덮인다.

그 이름은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묶는다는 글자이고, 누가 묶는지는 그 장에 적혀 있지 않다.

수가 지금이고 소축이 나중이라는 말이 아니다. 같은 자리를 위가 열린 채로 한 번, 덮인 채로 한 번 그려 둔 것이다.

그가 들고 간 종이는 열한 장 중 한 장의 뒷면이다. 앞면에는 남의 이름이 적혀 있다.

계단을 내려가는 소리가 1층에서 멈췄다. 웃는 소리가 두 번 올라왔다. 무슨 얘기인지는 들리지 않았다.


이 글은 점술 상담이 아니라, 괘를 렌즈 삼아 상황을 다시 보는 연습입니다. 등장인물과 사연은 모두 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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